작성일 : 25-03-15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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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리 기자]

▲ ?거제씨월드에서 돌고래 한 마리가 시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특별공급 내 수조의 수면 위로 점프한 모습. 2014.7.18

ⓒ 연합뉴스

2022년 11월 동물권계에 경사가 있었다. 동물원수족관법이 동물복지를 향상하는 방향으로 대대적인 개정이 이루어졌기 전세금대출이자 때문이다. 가장 주목받았던 개정 사항은 동물원을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한 것이다.

기존에는 형식적으로 등록 요건만 갖추면 누구나 쉽게 동물원이나 수족관을 설립할 수 있었다면, 보다 강화된 요건을 요구하고 허가를 받은 사람만이 이를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허가 심사 및 적절한 운영 감독을 위해 전문 검사관 제도를 조회서비스 도입하여 동물 사육 환경에 대한 감독을 강화했다.
개정법에는 동물원과 수족관 운영자에게 일정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도 있다. 우선 동물을 만지고 올라타는 등 사람들의 오락이나 흥행을 목적으로 불필요하고 동물에게 고통, 공포, 스트레스를 가하는 무분별한 체험행위를 금지했다. 실은 '전시'라는 행위 자체가 이미 동물을 대상화하는 것이기에 동물 공무원은행신용대출 원과 수족관의 의미에 대해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지만, 이미 동물원과 수족관이 성행하는 현실에서 최소한의 동물 복지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개정법이 정한 중요한 금지행위가 있는데, 바로 고래류와 같이 관람 등 목적으로 노출 시 스트레스로 인한 폐사 또는 질병 발생 위험이 있는 종에 대해서는 신규 보유를 금지하도록 한 것이다.
평전환자연 상태의 돌고래 수명은 40~50년인데 비해 수족관 돌고래는 10분의 1인 평균 5년 정도만 산다. 왜 그럴까? 돌고래들은 본래 바다에서 하루 운동범위가 최대 100km이다. 우리가 귀엽고 신기하다며 수족관에서 보는 돌고래들은 좁은 수조에 갇혀 있는 셈이다. 또 돌고래는 높은 지능과 사회성을 가진 해양 포유류로 잘 알려져 있다. 수족관에서 지내는 돌고래들은 고도의 지능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위한 쇼에 동원되어 오락거리로 전락한 삶을 산다. 결국 스트레스로 자연 수명보다 일찍 죽는 것이다.
개정법은 이렇게 고래처럼 전시에 노출될 경우 스트레스가 특히 높은 종에 대해서는 동물원과 수족관으로 하여금 신규 보유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를 위반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 원 이상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 개정법은 1년의 유예기간을 둔 뒤, 2023년 12월 14일부터 시행되었다. 모든 개정법이 그러하듯 시행 초기가 중요하며, 특히 동물원과 수족관에 대한 허가제, 전문검사관제, 금지행위 등 새로 만들어진 규제 조항들을 보면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적임을 알 수 있다. 법은 잘 시행되고 있을까? 정부는 적극적으로 개정법 안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을까?
돌고래 신규 보유 금지 조항을 무시하는 방법
다른 부분은 몰라도 적어도 돌고래 신규 보유 금지 조항의 경우 시행된 지 1년도 안 된 시점부터 이미 사문화될 위험에 처했다.
수족관 '거제씨월드'가 기존에 보유 중이었던 암수 돌고래를 분리 사육하지 않음으로써 번식을 유도했고, 결국 2024년 4월 2일과 2024년 8월 28일 새 돌고래를 태어나게 만든 것이다. 동물단체들은 즉각 반발했고,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2024년 7월 거제씨월드를 고발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동물권소위원회가 고발 대리를 맡았다. 나도 대리인 중 한명이다.
거제씨월드는 개정법에도 불구하고 돌고래들을 임신·출산시켰는데, 이러한 행위가 위법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거제씨월드는 입장문에서 "최근 개정된 동물원수족관법에 따라 신규 개체 보유가 금지되어 있는데, 이를 자연번식으로 탄생한 새끼 돌고래에게도 적용할 것인지는 아직 법적 검토가 필요한 사항입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즉, "자연번식"하여 출생한 돌고래를 보유하는 것은 개정법이 금지하는 "신규 보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으로 이해된다.
이처럼 거제씨월드는 "아직 법적 검토가 더 필요"하다며 문제가 없다고 밝혔는데, 이들의 주장이 정부와 수사기관에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소관부처인 해양수산부는 해석이 갈린다며 방임하고 있고, 경찰은 다시 이를 핑계로 위 고발인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했다.
이대로라면 수족관들은 기존에 보유 중인 돌고래를 임신시켜 증식시키는 방식으로 '신규 보유'해도 된다는 것이 되는데, 과연 이렇게 하는 것이 맞을까? 우리는 경찰의 불송치결정에 대해 재수사요청을 했는데, 아래에서는 '신규 보유'의 해석과 관련한 쟁점을 중심으로 재수사요청서에 담긴 우리 주장의 일부를 소개한다.

거제씨월드 주장과 경찰 판단은 왜 틀렸는가

▲ ?핫핑크돌핀스, 동물해방물결 등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지난 2024년 7월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앞에서 거제씨월드 동물원수족관법(신규개체보유금지) 위반 관련 경찰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동물원수족관법은 제2조 제6호에서 "보유동물"을 "동물원 또는 수족관이 소유하고 있거나 임대·위탁 등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모든 동물을 말한다. 이 경우 동물원 또는 수족관에서 증식된 동물을 포함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수족관에서 증식된 동물"도 보유동물에 해당함을 분명히 밝히고 있는 것이다. 법 문언상 의미가 명확하다.

법률해석의 가장 기본 원칙인 문언해석(법률 문언에 따른 해석)에 의할 때, 수족관 내에서 증식된 동물도 보유동물에 해당하고, 따라서 신규 보유 금지에는 수족관내 증식을 통한 보유도 금지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또한, 개정법은 신규 보유의 원인이 외부 도입인지, 자연증식인지 그 원인 사실을 구분하고 있지 않다. 원인과 무관하게 신규 보유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법률해석 방법에는 법률의 입법취지와 목적, 입법연혁 등을 고려한 법률체계적 연관성에 따라 그 문언의 논리적 의미를 분명히 밝히는 체계적·논리적 해석방법도 있다. 참고로 우리 대법원은 형벌 법규 해석에 관하여도 지나친 확대해석이나 유추해석을 금지할 뿐, 위와 같은 체계적, 논리적 해석방법에 관하여는 "그 규정의 본질적 내용에 가장 접근한 해석을 위한 것으로서 죄형법정주의에 부합한다"고 밝히고 있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7도 2162 판결 등).
돌고래 보유 금지 조항의 입법 과정을 살펴보면 그 취지가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본래 개정안에는 "보유"가 아닌 "도입"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었다. 그런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검토보고서는 "법률 용어를 통일하고 법 적용의 범위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금지 행위의 기준을 '보유'로 변경"을 검토할 것을 권유했고, 결국 현행법상 보유로 용어가 바뀌었다.
즉, 현재 거제씨월드가 주장하는 방식대로 해석될 여지를 제거하기 위해 "도입"이라는 용어를 지우고 "보유"라는 용어를 변경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입법취지와 입법 과정을 보더라도 거제씨월드와 경찰의 판단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수족관내 번식을 통해 보유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는다고 하면 대체 개정법은 무엇을 금지하는 규정이란 말인가? 돌고래를 수족관에 반입하는 방법으로는 1) 외부 도입 2) 자연증식 3) 인공수정의 방법이 있다. 일단 현행법상 돌고래는 수입 등이 금지된 종으로서 "외부 도입"이 불가능하고, 이에 따라 2018년 이후로는 돌고래 외부 도입 사례가 전혀 없다.
또한, 우리나라는 돌고래 인공수정 기술이 없어 인공수정으로 출생한 돌고래도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 울산 생태체험관에서 2017년 자체 증식을 통한 신규 보유한 사례가 존재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 신설 전까지 위와 같은 자체 증식에 대한 규제는 전무한 상황이었다. 즉, 법 개정 시점에는 외부도입이나, 인공수정을 통한 보유가 불가한 상황이었고 자연증식을 통한 신규 보유 사례만 존재했던 바, 당시 법 개정의 취지는 자연증식을 통한 신규 보유를 금지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출생이 아니라 임신 시점을 기준으로 보아야 한다?
한편, 경찰은 불송치이유서에서 문제된 돌고래의 임신 시점이 법 시행일(2023. 12. 14.) 전인 2023년 5월경 및 2023년 9월경이라는 이유로 현행법 시행 이전에 증식된 개체라고 볼 수도 있다는 판단도 했다.
그러나 '증식'의 사전적 의미는 "늘어서 많아짐. 또는 늘려서 많게 함"이고, '개체 수가 늘어났다'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임신된 신규 개체가 모체로부터 분리되어 독립적으로 생명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상식적으로도, 동물이 임신 후 유산 등의 이유로 출산에 이르지 못하였다면 '증식 실패'이고, 출산하여 새로운 동물이 태어났다면 '증식 성공'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만약 '임신한 때'를 기수 시기로 보게 된다면, 동물의 임신 시 신규 보유 금지를 이유로 수족관을 처벌한 뒤에 동물이 유산한 경우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해석이야말로 경찰이 불송치이유의 근거로 내세운 죄형법정주의 위반 소지가 크다.
그뿐만 아니라, 해당 돌고래의 임신 시점은 개정법 시행 전 시점이지만 개정법이 공포된 이후 법 시행 유예기간 중이다. 즉, 수족관으로서는 법 공포 후 1년 뒤에 신규 보유가 금지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는 바, 신규 보유를 하지 않도록 임신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신을 발생시켰다는 것은 그 자체로 범죄의 고의를 드러내는 정황으로 봄이 타당하다. 경찰은 이처럼 범죄의 고의를 드러내는 정황을 오히려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 것의 근거로 보았다.
개정법의 시행일을 공포 후 약 1년이 지난 시점으로 설정한 이유는 곧바로 이를 시행할 경우 각 동물원과 수족관들이 법 준수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 시행될 법률의 내용을 확인하고 이를 준비할 시간을 주기 위함이다. 즉, 1년의 시간을 줄 테니 신규 보유를 하지 않게끔 조치를 취하라는 취지인 것이다.
그런데 거제씨월드와 경찰 주장대로라면 개정법이 그 시행 전에 임신을 통한 자체 증식을 허용했다는 것이 되는 바, 이는 개정법의 입법 목적과 그 논의 과정에 크게 반한다. 개정법은 더 이상 돌고래 신규 보유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니, 1년 간 이를 준비하라고 한 것이다. 남은 시간 동안 얼른 자체 증식하여 돌고래를 더 보유하라고 한 게 아니다.

돌고래 신규 보유 적극 규제해야

▲ ?동물자유연대와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024년 9월 12일 거제씨월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설 폐쇄를 촉구했다.

ⓒ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거제씨월드는 고래를 서핑보드처럼 타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이전부터 '동물학대' 비판에 휩싸였던 곳이다. 폐사하는 돌고래가 많아 '돌고래의 무덤'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이 사건에서 쟁점이 되는 개정법 시행 후 출생한 돌고래 두 마리 중 2024년 8월에 태어난 돌고래도 태어난 지 열흘만에 사망했는데, 거제씨월드가 2013년에 개장한 이후로 열다섯 번째 죽음이라고 한다.

2024년에도 거제씨월드에서는 세 마리의 돌고래가 세상을 떠났다. 2022년에는 정부 허가 없이 제주의 동물쇼체험시설인 퍼시픽 리좀으로부터 돌고래 '아랑'을 이송받은 것과 관련하여 법원으로부터 선고유예긴 하나 유죄 판결을 선고받기도 했다(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 계류중이다). 참고로 현재 논란이 된 임신을 하고 출산한 개체가 '아랑'이기도 하다.
개정법은 동물권에 대한 사회의 의식 수준이 상향됨에 따라, 더 이상 돌고래를 유희의 대상으로 삼으면 안 된다는 입법자의 선언이자 결단이었다. 법 문언도, 입법취지도 명확하다. 수족관에 있는 돌고래들이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는 점도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소극적 법 해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돌고래의 생명, 안전보다 수족관 업체의 경영을 더 걱정하는 것이라는 오해를 피하기 어렵다. 우리 사회는 이제 생명인 동물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것을 불편해한다. 정부는 업체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돌고래의 절규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더 이상 고통 받고 제 명을 다 살지 못하는 돌고래가 생기지 않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제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