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5-01-09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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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박윤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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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6일 SBS오전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한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우리은행 대출상환 이지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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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당일대출문의 난 1월5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등록된 아시아투데이 의뢰(위), 뉴데일리 의뢰(아래)로 각각 실시된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의 현안 여론조사 설문. 1·2번에 윤석열 대통령 지지, 지지정당을 물은 뒤 이후 설문에서 윤 대통령 내란수괴 혐의 체포영장을 '불법'으로 규정하거나 윤 대통령이 12·3 비상게엄 명분으로 주장한 총선 부정선거를 u보금자리론 전제한 문항,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유죄와 '6·3·3 원칙'을 부각한 문항 등이 잇따랐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등록 자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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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6일 중도보수 성향 유튜브 '뉴스엔진 정답은 없다'에 여론조사업계 전문가로서 출연한 이택수(오른쪽) 리얼미터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을 40%라고 공표한 일부 업체의 설문 방식에 대한 비평을 하고 있다.<유튜브 채널 '뉴스엔진 정답은 없다'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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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민주당 성향 방송인 김어준씨가 설립한 여론조사업체 '여론조사꽃'이 지난 1월6일자로 공표한 전화면접 여론조사의 현안 설문 일부. 윤석열 대통령에게서 '대통령'을 생략하고, 헌법재판관 공석 3인 중 2인 임명에 대해 '3인 모두 임명 반대' 선택지를 배제하고, 12·3 비상계엄 사태와 내란죄 직결 여부가 논란되는 와중 '내란 상황'을 전제한 선택지를 제시한 문항 등이 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등록 자료 갈무리>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주요 여론조사업체에서 중단된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설문을 우회한 일부 업체의 '윤 대통령 지지율' 여론조사에 편파 의혹이 불거졌다. 국정 평가로는 지난해 4·10 총선 전후로도 이르지 못한 40% 선을 넘겼다는 설문 결과가 특정 업체에 의해 반복 공표된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정당 지지를 묻는 문항 이후 윤 대통령에게 편향적인 프레임의 질문이 반복돼, 비상계엄 옹호나 총선 부정선거 음모론에 반감을 가진 응답자들이 이탈하도록 유도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야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이 공직선거법 위반 고발 검토를 거론하자 국민의힘이 해당 업체를 비호하며 맞선 상황이다.
앞서 6일 정치컨설턴트 박성민 '민' 대표는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 40%는 탄핵소추 전에도, 총선 전에도 잘 나오지 않던 숫자에 2030세대 지지율도 상승했다는데 어떻게 보시냐'는 질문을 받고 "이 조사가 '잘 됐다, 잘못됐다' 얘기하진 않겠지만 하나 갖고 '올랐다'고 단정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아시아투데이 의뢰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 설문 결과(지난 3~4일·전국 성인남녀 1000명·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무선 RDD 전화ARS·응답률 4.7%·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 대통령 지지율이 40%(지지 안함은 60%), '매우 지지한다' 응답만 31%로 3할을 넘긴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해당 조사는 더불어민주당 39%, 국민의힘 36%로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라고 집계해, 주요 언론·방송사 의뢰 신년여론조사 추이와는 판이하다. 아시아투데이는 친윤(親윤석열) 유튜버 겸 평론가인 고성국 박사가 주필이다. 전국단위 여론조사를 2022년 말부터 시작한 KOPRA는 고성국TV에서 가장 많은 의뢰(13건)를 받아왔다.
KOPRA가 강성 보수매체 '뉴데일리' 3차 의뢰로 지난 4~5일 진행한 여론조사(전국 1000명·무선 RDD 전화ARS·응답률 5.1%)도 윤 대통령 지지율이 39.6%(지지 안함 57.1%)에, 국민의힘이 38.8%로 민주당(33.7%)을 오히려 오차 내 앞섰다고 집계했다. 이들 조사는 대통령·정당지지를 먼저 묻고 관심 현안 설문을 거듭하는 방식이다.
박성민 대표는 "표본오차보다 더 중요한게 비표본(표본 이외의 변수)오차다. 특히 설문의 배치와, 특정 시기에 과표집 구간도 있다"며 "1000명 응답을 갖고 통계를 내지만 (설문 방향 때문에) '응답을 안 하고 이탈하는' 수가 있다. 그렇게 되면 약간 바이어스(편향)이 있는 것"이라면서 아시아투데이-KOPRA 여론조사 문항을 짚었다.
그는 "1번 대통령 지지, 2번에 정당 지지를 묻지만 3·4·5번에서 정치적인 설문을 연속으로 한다"며 "'체포영장에 대한 불법 논란'과 '현직 대통령에 대한 강제 연행'이 들어가 강조됐고,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유로 언급한 선관위 전산시스템 해킹, 부정선거 의혹 해소를 위한 선관위 시스템 공개 검증'이라고 앞에 쭉 줬다"고 했다.
이어 "'선관위에 대해 이게 검증이 필요하다고 보느냐' 얘기를(하고), '선관위가 부정선거 의혹 제기 행위를 처벌법안을 발의하는 것'(찬반)을 3~5번으로 쭉 물었다. 그러면 앞에 대통령 지지율을 물었더라도 '뭔가 의도있는 조사 아니냐' 전화를 끊는 분들이 많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 바이어스된 사람만 남아 통계가 잡힐 수 있다"고 했다.
여론조사 전화를 받았더라도, 중도 이탈한 응답자는 최종 집계되지 않는다는 맹점을 시사한 것이다. 박 대표는 "저는 조사를 요구할 때 '굉장히 심플하게 설문을 만들라, 어떤 것(편향)도 개입하지 않게'(라고 한다). 설문에 말을 자꾸만 길게 하는 건 응답자들을 현혹시킨다"며, 양론을 간단히 소개하며 동의 여부를 묻는 게 낫다고 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도 6일 '겸손은 힘들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유튜브에 출연해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질문을 못하니까 '지지도 문항'으로 묻는 회사들이 생기기 시작했다"며 "지지도 문항 전후에 약간 이상한 질문들이 많이 동반돼 배치가 돼 있으면 중간에 끊는 진보층·중도층이 있어 보수층 과표집 경향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6일 공표된 리얼미터 주간집계(에너지경제신문 의뢰·지난 2~3일·전국 1001명·무선 97% 유선 3% RDD 전화 ARS·응답률 4.9%)의 경우 민주당이 지난주 조사대비 0.6%포인트 내린 45.2%, 국민의힘은 3.8%포인트 오른 34.4%로 '12·3 비상계엄 직전' 수준으로 격차가 좁아졌지만 양당 간 지지율 두자릿수 격차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택수 대표는 여당 지지율 반등에 관해 "최근 들어 대형 참사(여객기 참사)에 따른 (집권세력으로의) 위기 결집 효과도, 조기 대통령선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보수 결집 효과도 나타나고 있는데, '지지도 40%'라는 조사들이 나오고 있어 사실 다른 조사결과에 영향(밴드왜건 효과)을 미치고 있고 그걸 '노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6일 중도보수 유튜브 '뉴스엔진 정답은없다'에도 출연해 "지지도를 먼저 묻고 동반된 질문들이 중요한데"라며 "'윤 대통령 체포영장에 대한 불법 논란에도 불구하고 공수처가 현직 대통령을 강제 연행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건 유도신문같은 질문이다. 불법 논란이 있으면 합법이란 의견도 담아줘야 된다"고 짚었다.
비상계엄 명분을 부정선거론으로 제시한 문항에 대해서도 "한참 윤 대통령 입장을 대변하고 질문했다. 이 부분은 객관적으로 봐도 한쪽으로 치우친 질문을 응답자들이 받는데, 특히 진보성향이나 중도층 내 진보성향 유권자들은 전화를 받다가 끊어버린다. 그러면 보수층이 끝까지 응답하고 보수성향 응답자가 과표집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소위 '답정너(답은 정해져있으니 너는 대답만 해)' 설문이란 지적에 공감하면서 "선관위(의 부정선거 의혹제기 행위) 처벌 찬반을 묻는 건 중도층이 봐도 좀 이해가 안 되는 답정너 질문 아니었나"라며 "이 설문지를 보면, 좋은(마음에 드는) 결과가 나오더라도 잘 안믿게 된다. 좀 무리한 조사"라면서 업체 측 책임을 시사했다.
특히 "(KOPRA가) 여심위에 추가 등록이 됐던데 아시아투데이에 뉴데일리 의뢰를, 보수매체한테 계속 받는 걸 봐선 매체에서 이런 요구를 한 것 같고, 이걸 좀 적절하게 중립적으로 문항을 튜닝해야 한다. 그걸 안한 걸 봐선 이분들도 조금 여기에 공감하는 생각을 하고 있던 게 아닌가. 아마 항의전화가 어마어마하게 가고있을 것"이라고 했다.
진보진영 업체에 관해서도 "(김어준씨의) 여론조사꽃 같은 경우 윤 대통령에게 불리한 질문들만 해 진보 과표집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권에서 '명태균 게이트'가 불거진 이후 유권자들이 "(여론조사를) 불신하게 된 것도 있다"며 "그래서 리얼미터는 지지도 문항에 이런 질문들을 아예 안 넣는다. 지지도만 묻는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은 전날(6일) 고위전략회의 후 조승래 수석대변인이 "여론을 호도하는 시도가 많이 있다"며 "당 법률위가 KOPRA의 편향적 여론조사에 대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것이란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같은 날 친윤계 주도 미디어특위에서 "'고발 협박'으로 여론조사마저 길들이려는 간악한 시도"라고 반발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